Silver Moon, Thief
초반에 잡던 동세입니다. 설정상 빠른 움직임이 특징이라 과격한 동세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쓰임새에 맞지 않아 포기했습니다. 게임 안에 쓰일 그림이라 구도에도 이런 저런 제약이 있습니다. 물론 제가 아직 동세를 잡는 것에 미숙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힘보다는 속도를 강조하기 위해 상체를 숙인 자세로 바꿔 그렸습니다. 장신구가 별로 없는 편이라 귀 위에 핀을 꼽는 등 이런 저런 시도를 해봤는데 마땅히 어울리는 것이 없어 고민하다가 얼굴에 문신을 넣기로 했습니다. 선으로 묘사할 부분은 아니어서 채색 과정에서 넣을 계획입니다.
선을 정리한 뒤 대략적인 명암을 잡았습니다. 이전에는 머리카락을 그리는 것이 무척 힘들었는데 최근엔 약간의 요령이 생겨, 위와 같이 툭툭 쳐서 그린 뒤에 조금만 다듬으면 금방 완성되는 편입니다. 처음부터 세세하게 그리는 것보다 훨씬 효율이 좋습니다.
흑요정다운 검은 피부를 유지하면서도 예쁜 색을 찾기 위해 꽤 고심했습니다. 특히 얼굴은 그늘에 완전히 가려져 있기 때문에 더욱 어려웠습니다.
얼굴이 어둡게 묘사된 덕분에 안광이 돋보입니다. 삼각근와 가슴 근육이 분할되는 부분을 강조하여 군살 없는 체형이 되게끔 했습니다. 피부와 머리카락 묘사를 마친 뒤에는 Screen 레이어로 머리카락에 약간의 번짐 효과를 주었습니다. 정리를 끝낸 뒤 무기와 옷가지 등을 그리고 완성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배색이 매우 단순하고 장신구도 거의 없기 때문에 근육 묘사와 옷의 질감 처리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습니다. 특히 구부리고 있는 오른팔 쪽으로 시선이 가야 하기 때문에 라텍스와 같은 높은 광택의 질감으로 그렸습니다. 광택이 심한 검은 재질은 어둡게 누른 뒤에 아주 밝은 면과 반사광만 묘사하면 금세 완성되고 효과도 아주 좋기 때문에 자주 활용합니다.
게임 안에서는 속도를 강조하기 위해 위와 같이 잔상이 추가된 상태로 나타납니다. 잔상 처리는 어릴 적 유행했던 대전격투 게임에 자주 쓰이던 효과를 참고했습니다. 특히 King of Fighters의 푸른 잔상을 아주 좋아했기 때문에 비슷한 방식으로 넣었습니다.
잔상은 전체를 완성한 뒤에 푸른 빛으로 수정하여 만들었으며 자세한 설명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