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0 Ultimatum

 얼티메이텀은 지젤 박사가 만들어낸 고릴라형의 생체병기입니다. 여주현씨가 그린 원화를 바탕으로 작업했습니다. 주동력원인 전기를 무기로 활용하기 때문에 몸 이곳 저곳에 기계가 붙어 있는데, 기계요소보다 엄청난 근육이 더 인상 깊어 그것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초안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체형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집중하여 아래쪽 시점을 그렸더니 등과 어깨에 있는 기계가 전혀 드러나지 않게 되어 생체병기의 느낌이 나지 않았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일정이 빠듯하여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었으나 처음부터 다시 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티메이텀 특유의 굽은 자세와 기계 부분이 잘 보이도록 재작업했습니다. 기본적인 동세를 잡은 뒤에는 투시가 어그러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여러 기계를 그렸습니다. 등쪽의 커다란 기계가 상자형이어서 투시가 틀릴 경우 티가 확 나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쓰며 그려야 했습니다.
 필요한 형태를 모두 그린 후에는 선을 깔끔하게 정리합니다. 정리에만 하루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과정이 꽤 지루하고 힘듭니다. 던파의 일러스트 스타일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 반드시 이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개인작을 할 때에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 자유롭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 정리가 모두 끝나면 선에 맞춰 채색면의 외곽을 잡습니다. 간단한 배색을 하며 앞으로의 채색에 대한 계획을 확실하게 그리는 것이 좋습니다. 머리의 카르텔 마크와 어깨에 흐르는 전기를 간략하게 그려 전체적인 느낌을 살폈습니다.


 지루한 선과 외곽 정리가 끝났으므로 대략의 명암을 빠른 시간 안에 잡습니다. 깔끔하게 그리는 데에 신경 쓰지 말고 30분 안에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과정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할 경우 세세한 부분에 몰입하게 되어 명암의 큰 흐름이 잡히지 않고 각 부분이 따로 놀 수 있습니다. 물론 기술적으로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만 이 단계에서 탄탄한 흐름을 잡아야 이후의 진행이 수월해지므로 꾸준히 연습해야 합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잡은 뒤에는 각 부분을 꼼꼼히 다듬어 완성시킵니다. 이 그림에서는 주황빛이 도는 피부가 전체의 색감에 큰 역할을 하므로 가장 먼저 그렸습니다. 보통의 피부보다 고채도의 색을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의 색에 맞도록 보랏빛이 도는 반사광을 넣었습니다.
 근육을 묘사할 때에는 남성 보디빌더의 사진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괴물 같은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헐크를 주로 참고했습니다.


 주황색 피부의 묘사를 마치고 나머지 부분도 그렸습니다. 보라는 사용하기 꽤 어려운 색이지만 특유의 매력이 있어 즐겨 사용하는 편입니다. 손목 부근은 푸른 유리병과 같은 것 안에 들어있는 부분이므로 색을 조금 달리 썼습니다. 반점과 같이 두 가지 피부색이 섞여야 하기 때문에 한 번에 무늬에 맞춰 그리기가 까다로웠습니다. 편의를 위해 보라 피부를 조금 큰 면적으로 그린 뒤 Mask를 씌워 반점을 표현했습니다.
 손과 발등, 팔 곳곳에는 핏줄을 묘사하여 사실감을 더했습니다. 주름과 핏줄 등은 사람마다 생김새에 차이가 큰 부분이니 사진이나 자기 신체를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 묘사를 끝낸 뒤 기계 부분을 그렸습니다. 사실 크게 어려울 것 없이 명암에 맞춰 질감만 간단하게 잡으면 되는 부분입니다. 묵직한 금속의 느낌을 내기 위해 광택을 최소화하고 부분적으로 긁힌 곳을 묘사했습니다.


 금속의 묘사 과정만 따로 모아봤습니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간단한 명암의 흐름을 먼저 잡은 뒤에 이것을 다듬어 명암을 완성하고, 긁힌 곳 등을 추가하여 세세한 묘사를 마쳤습니다. 그 위에 Multiply 레이어를 활용하여 기름때를 추가한 뒤 유리의 질감을 묘사했습니다. Multiply로 질감을 추가할 때에는 Mask를 씌우거나 Clipping mask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기계 부분을 모두 그렸습니다. 어깨 주변에 들어간 전기는 별다른 장치 없이 Normal로 묘사한 상태라 아직은 허전해 보입니다.


 전기가 들어간 곳마다 Screen 레이어를 활용해 빛나는 느낌을 추가하여 완성했습니다. 평범한 사람을 그리는 것에 비해 실험적인 요소가 많아 매우 재밌게 작업했습니다. 고릴라와 같은 느낌은 제대로 살리지 못 해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