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나이트와 크리에이터는 하나의 프롤로그를 공유합니다. 다른 캐릭터와 달리 영상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제작방식에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초기에는 기존과 같은 형식으로 제작하려 했으나 이를 영상화하여 보여주자는 영상 파트의 제안이 있어, 제가 그린 그림을 영상화하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최종 완성본은 영상 파트에서 제작했고 스토리보드는 마법사와 마찬가지로 안남규씨와 여주현씨가 작업했으며, 제가 영상에 들어갈 그림을 그렸습니다. 대사는 성우가 녹음할 예정이어서 따로 말풍선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안남규씨가 그린 스토리보드입니다. 사실 스토리보드가 하나 더 있는데, 분량이 두 배 이상이며 다크나이트와 크리에이터의 어린 시절을 다루고 있습니다. 둘이 어떤 식으로 타임로드를 만나 시간의 힘을 얻게 되는지를 자세히 보여주는 내용이었는데, 이야기 자체는 위의 스토리보드에 비해 훨씬 재밌었으나 아쉽게도 분량 문제로 선택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최종 선택된 안남규씨의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여주현씨가 화면의 비례에 맞게 스토리보드를 구체화했습니다. 큰 변화보다는 컷 분할과 시점에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세세한 연출이 최종 완성본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완성된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채색을 시작했는데, 색감도 고민이었지만 묘사 방식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설정상 우주 최후의 별이 폭발하는 장면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폭발하는 별을 그려야 하는데, 사실적으로 그리기엔 캐릭터와의 괴리감이 커지고 단순화시켜 그리려니 초라해보일 듯했습니다. 게다가 최후의 별인 만큼 주변에 다른 별 하나 없이 텅 빈 우주를 그려야 해서 배경이 밋밋해질 우려가 있었습니다. 캐릭터 또한 사실적으로 묘사할지, 단색으로 표현할지 등 애매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생각이 꽉 막혀서 갈피를 못 잡은 채로 꽤 오랜 시간을 멍하니 있었던 것 같네요. 시안을 여럿 잡은 후에 어느 정도 감을 잡고 방향을 확정했습니다.
초기 시안 중 하나입니다. 어떻게 그릴지에 대한 계획을 잡는 단계이기 때문에 세부묘사가 전혀 되어있지 않고 색감도 제대로 잡혀있지 않습니다.
다행히 이번 프롤로그는 비교적 이야기의 흐름이 단순하고 시공간의 이동이 없어 색감의 흐름을 잡는 것은 매우 간단했습니다. 마법사 프롤로그처럼 그림체의 변화도 요구되지 않았고 격투가 프롤로그처럼 다양한 인물이 등장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폭발하는 장면과 크리에이터가 마법을 사용하는 장면을 기준으로 약간의 변화만을 주기로 했습니다. 어느 정도 정한 뒤로는 바로 최종본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구체적인 부분은 그리면서 바로 정했기 때문에 중간 단계가 더 남아있진 않습니다.
위와 같이 작업을 완료하고 영상 파트에 전달하였습니다. 이후의 과정은 저의 관여 없이 영상 파트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일부 장면은 영상화 과정에서 삭제되거나 다른 연출로 교체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색감도 조금 바뀌고 질감이 추가되었더군요. 영상 파트의 작업을 위해 움직일 부분별로 레이어를 따로 떼어 작업하는 것이 꽤 번거롭긴 했지만 결과물이 잘 나와서 만족스럽습니다. 최종본은 아래 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영상 관련 작업이 모두 마무리된 후 추가 작업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추가되는 장면은 두 캐릭터가 아라드 대륙으로 진입할 때 나오는 것인데, 차원의 틈을 통해 아라드 대륙으로 떨어지는 두 캐릭터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앞의 영상과 달리 기존 프롤로그처럼 그림만 보여주는 방식이라 작업이 훨씬 편했습니다.
세부묘사를 마친 뒤에는 떨어지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배경에만 Radial Blur를 Zoom 속성으로 적용했습니다. 오랜만에 역동적인 구도를 그려서 엄청 재밌었습니다. 떨어지는 모습도 세 컷 정도로 세밀하게 연출하는 게 어떨까 싶었는데, 언제나처럼 일정이 촉박하여 한 장만 그렸더니 조금 아쉽네요. 추가 컷을 완성하고 전체 작업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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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Mage
마법사의 프롤로그 제작과정을 소개하려 합니다. 마법사는 인간이 아닌 마계인이며, 심장이 어비스라는 것으로 대체되어 있습니다. 프롤로그에서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심장을 잃고 사망한 마법사가 미지의 인물에 의해 어비스를 얻고, 이를 통해 무한한 생명력과 힘을 얻어 아라드 대륙으로 오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능력이 전혀 없는 저와 달리, 설정을 맡은 안남규씨는 작화가와 함께 오랜 기간 《아라드 방랑 파티》를 연재하셨던 분이라, 전체적인 이야기와 함께 스토리보드까지 만들어주셔서 작업이 훨씬 수월했습니다. 프롤로그의 이야기를 부탁드렸더니 연습장에 슥슥 그려서 금세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대부분의 연출이 완성본까지 그대로 유지되었기 때문에 연출에 대한 고민이 대폭 줄어들어 그림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프롤로그와 달리 마법사는 꿈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무의식의 세계를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비현실적인 공간인 만큼 기존 프롤로그에 비해 사실적인 묘사를 대폭 줄이고 신비한 분위기를 내고 싶었습니다.
프롤로그 속에서의 시공간은 크게, 무의식의 공간에서 깨어난 마법사가 자신의 죽음을 깨닫는 도입부, 갑자기 등장한 사신에 의해 자신의 자신을 회상하며 절망하는 중반부, 어비스를 얻게 되는 후반부, 아라드 대륙에서 깨어나는 종반부로 구성됩니다. 영화 《Matrix》에서 현실과 가상의 공간을 색감으로 구분하여 보여주었던 것처럼, 색감 혹은 그림체를 구분하려 그림만으로도 공간의 변화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특히, 프롤로그 작업의 특성상 그려야할 양이 굉장히 많은 것에 비해 주어진 시간은 매우 짧으므로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그림체를 고민했습니다.
안남규씨의 스토리보드는 이야기의 전달에 촛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세부적인 화면 연출을 위한 새로운 스토리보드를 만들게 되었는데, 이를 여주현씨가 맡게 되면서 몇 가지 장면이 변경되고 초반부의 노란색이 추가되었습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단서를 얻어 초반부를 완성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색감에 대한 고민과 별개로 무의식의 세계를 어떤 방식으로 비현실적이고 왜곡된 공간으로 보이게 할지도 문제였는데, 마법사는 설정상 특정인물에 의해 손으로 심장을 관통 당하여 사망한 것이라 손가락이 무의식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여주현씨의 스토리보드 두 번째 장에 이것이 잘 드러나며, 덕분에 괴기스러우면서도 독특한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심장을 잃은 마법사는 가슴에 큰 구멍이 뚫린 채 무의식의 세계에 버려져 있으며, 정신적으로도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기에 간신히 형태를 유지하는 모습으로 그려졌습니다.
안남규, 여주현씨의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그린 초안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여주현씨의 연출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마법사는 아직 묘사 방식이 확정되지 않아 평범하게 그려졌습니다. 처음엔 머리카락처럼 고정적이지 않은 형태로 흩날리는 정도를 생각했는데, 이것이 구체화되어, 마치 수많은 손가락이 꿈틀거리는 것과 같은 묘사 방식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시공간의 흐름에 따른 색감의 변화 역시 까다로운 부분이었습니다.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는 장면의 구성에 따라 색감도 네 가지로 구분했는데, 비교적 정적인 동입부는 노란색과 무채색으로 단순한 색감을, 종반부의 아라드 대륙은 기존 던전앤파이터 일러스트의 색감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사신이 등장하는 중반부와 어비스를 얻는 후반부였습니다.
마법사가 자신의 죽음을 깨닫는 초반부를 지나 중반부부터는 미지의 인물이 사신의 형태로 등장하게 됩니다. 초반부가 비교적 정적인 데에 비해 중반부부터는 마법사가 심적으로 굉장히 흔들리는 부분이기에 갑작스레 색감이 바뀌게 됩니다. 여기에서는 보다 강한 충격을 전하기 위해 보색을 활용하여 자극적인 색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여러 색을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가장 자극적인 붉은색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붉은색을 기본으로 보색인 초록색을 추가하여 전체 색감을 잡았습니다.
사신의 형태 역시 마법사와 마찬가지로 손가락의 형태를 활용하여 묘사했고 사신이 등장하는 장면의 연출도 확정되었습니다. 이로써 가장 중요한 중반부의 연출이 확정되면서 전체적인 색감의 흐름이 완성되었습니다.
사신의 등장과 함께 마법사는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데, 무의식 속의 마법사와 회상 속 인물을 헷갈리지 않도록 구분하여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 때문에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묘사 방법이 요구되었는데, 이것은 인형극과 같은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먼저 각 인물의 원화를 그린 뒤 이것을 다시 인형의 형태로 바꾸는 작업을 했습니다. 인물의 원화는 임정수씨가 맡아서 작업했습니다.
위와 같은 긴 과정을 통해 제작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결정한 뒤에야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시간의 여유가 없었기에 이후의 작업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어 사실상 단계를 나누는 것이 무의미하므로 바로 완성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실험적인 그림체였기 때문에 그리는 것은 굉장히 재미있었지만 그만큼 아쉬운 점도 많은 작업입니다.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능력이 전혀 없는 저와 달리, 설정을 맡은 안남규씨는 작화가와 함께 오랜 기간 《아라드 방랑 파티》를 연재하셨던 분이라, 전체적인 이야기와 함께 스토리보드까지 만들어주셔서 작업이 훨씬 수월했습니다. 프롤로그의 이야기를 부탁드렸더니 연습장에 슥슥 그려서 금세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대부분의 연출이 완성본까지 그대로 유지되었기 때문에 연출에 대한 고민이 대폭 줄어들어 그림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프롤로그와 달리 마법사는 꿈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무의식의 세계를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비현실적인 공간인 만큼 기존 프롤로그에 비해 사실적인 묘사를 대폭 줄이고 신비한 분위기를 내고 싶었습니다.
프롤로그 속에서의 시공간은 크게, 무의식의 공간에서 깨어난 마법사가 자신의 죽음을 깨닫는 도입부, 갑자기 등장한 사신에 의해 자신의 자신을 회상하며 절망하는 중반부, 어비스를 얻게 되는 후반부, 아라드 대륙에서 깨어나는 종반부로 구성됩니다. 영화 《Matrix》에서 현실과 가상의 공간을 색감으로 구분하여 보여주었던 것처럼, 색감 혹은 그림체를 구분하려 그림만으로도 공간의 변화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특히, 프롤로그 작업의 특성상 그려야할 양이 굉장히 많은 것에 비해 주어진 시간은 매우 짧으므로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그림체를 고민했습니다.
안남규씨의 스토리보드는 이야기의 전달에 촛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세부적인 화면 연출을 위한 새로운 스토리보드를 만들게 되었는데, 이를 여주현씨가 맡게 되면서 몇 가지 장면이 변경되고 초반부의 노란색이 추가되었습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단서를 얻어 초반부를 완성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색감에 대한 고민과 별개로 무의식의 세계를 어떤 방식으로 비현실적이고 왜곡된 공간으로 보이게 할지도 문제였는데, 마법사는 설정상 특정인물에 의해 손으로 심장을 관통 당하여 사망한 것이라 손가락이 무의식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여주현씨의 스토리보드 두 번째 장에 이것이 잘 드러나며, 덕분에 괴기스러우면서도 독특한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심장을 잃은 마법사는 가슴에 큰 구멍이 뚫린 채 무의식의 세계에 버려져 있으며, 정신적으로도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기에 간신히 형태를 유지하는 모습으로 그려졌습니다.
안남규, 여주현씨의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그린 초안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여주현씨의 연출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마법사는 아직 묘사 방식이 확정되지 않아 평범하게 그려졌습니다. 처음엔 머리카락처럼 고정적이지 않은 형태로 흩날리는 정도를 생각했는데, 이것이 구체화되어, 마치 수많은 손가락이 꿈틀거리는 것과 같은 묘사 방식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시공간의 흐름에 따른 색감의 변화 역시 까다로운 부분이었습니다.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는 장면의 구성에 따라 색감도 네 가지로 구분했는데, 비교적 정적인 동입부는 노란색과 무채색으로 단순한 색감을, 종반부의 아라드 대륙은 기존 던전앤파이터 일러스트의 색감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사신이 등장하는 중반부와 어비스를 얻는 후반부였습니다.
마법사가 자신의 죽음을 깨닫는 초반부를 지나 중반부부터는 미지의 인물이 사신의 형태로 등장하게 됩니다. 초반부가 비교적 정적인 데에 비해 중반부부터는 마법사가 심적으로 굉장히 흔들리는 부분이기에 갑작스레 색감이 바뀌게 됩니다. 여기에서는 보다 강한 충격을 전하기 위해 보색을 활용하여 자극적인 색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여러 색을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가장 자극적인 붉은색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붉은색을 기본으로 보색인 초록색을 추가하여 전체 색감을 잡았습니다.
사신의 형태 역시 마법사와 마찬가지로 손가락의 형태를 활용하여 묘사했고 사신이 등장하는 장면의 연출도 확정되었습니다. 이로써 가장 중요한 중반부의 연출이 확정되면서 전체적인 색감의 흐름이 완성되었습니다.
사신의 등장과 함께 마법사는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데, 무의식 속의 마법사와 회상 속 인물을 헷갈리지 않도록 구분하여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 때문에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묘사 방법이 요구되었는데, 이것은 인형극과 같은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먼저 각 인물의 원화를 그린 뒤 이것을 다시 인형의 형태로 바꾸는 작업을 했습니다. 인물의 원화는 임정수씨가 맡아서 작업했습니다.
위와 같은 긴 과정을 통해 제작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결정한 뒤에야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시간의 여유가 없었기에 이후의 작업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어 사실상 단계를 나누는 것이 무의미하므로 바로 완성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실험적인 그림체였기 때문에 그리는 것은 굉장히 재미있었지만 그만큼 아쉬운 점도 많은 작업입니다.
Prologue, Fighter
던전앤파이터의 캐릭터는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프롤로그를 가지고 있습니다. 격투가 역시 프롤로그가 들어가게 되어 제가 직접 작업했습니다. 보통의 일러스트 한두 장과 달리 만화는 페이지와 컷의 수가 많고 배경도 그려야 해서 작업량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에 비해 일정은 촉박하여 주말까지 밤새 그려야 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나눠서 작업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지만 제가 원하는 대로 모든 부분을 그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번 프롤로그도 다른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김태집님이 이야기와 설정을 맡아주셨습니다. 스토리보드는 웹툰으로 유명한 onesound님이 그려주셔서 작업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번 글은 그리는 방법에 대한 소개보다는 어떻게 프롤로그가 제작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서술하겠습니다.
가장 첫 번째 단계로 김태집님이 프롤로그의 이야기를 아래와 같이 써주셨습니다.
onesound님의 스토리보드는 완성되어야 하는 결과물의 방향과는 다르게 그림체가 굉장히 귀엽고 각 장면의 세세한 묘사도 전혀 없지만, 화면의 구성이나 연출이 모두 담겨있기 때문에 작업에 엄청난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하여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림만 많이 그렸을 뿐, 만화는 완전히 초보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엄청났습니다. 한 달 반 안에 완성시켜야 했는데, 작업량이 엄청나고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매우 촉박했습니다. 게다가 작업 일정 중간에 전사 워크샵이 예정되어 있어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핑계로 다른 프롤로그에 비해 떨어지는 질을 보여줄 수는 없었으므로 어쩔 수 없이 폭풍야근과 주말근무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onesound님의 스토리보드를 구체화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각 컷마다 시점이나 묘사 방식, 구도 등을 고려하며 구체화시켰습니다. 다수의 인물을 하나의 시점 안에 정리해야 하는 것 자체가 보통의 일러스트에 비해 어렵고, 시점이나 자세도 일반적인 홍보용 일러스트에서 쓰이지 않는 특이한 것이 많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더욱 진행이 더뎠습니다.
전체 페이지수는 16개로 확정되었고, 세부적인 구성에 있어서는 onesound님의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여러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채색 만화의 제작이 전통적인 흑백 만화와 가장 다른 점은 바로 채색 그 자체이기에, 아름다운 색감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만화가 더욱 어려운 것은 일반적인 그림과 달리 전후 상황이 주어진다는 점입니다. 컷마다 보여져야 하는 상황이 있고 페이지 안에서의 앞뒤 연결이 자연스러워야 하기 때문에, 컷 하나의 구성을 위해 임의의 색을 사용하면 흐름이 깨질 수 있습니다. 각 컷에 필요한 색이 전체적인 흐름과 맞지 않다면 색감과 흐름 중 한 가지를 희생해야 합니다. 게다가 각 컷이 모여 이루는 한 페이지 안에서의 레이아웃과, 페이지 전체가 주는 인상, 각 페이지들 사이의 흐름도 신경 써야 합니다. 이 때문에 제가 의도하는 색감을 얻기 위해서는 스토리보드 단계에서부터 전체적인 색감과 화면 연출을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도했던 색감과 표현 방식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던파 일러스트와 같되 조금 더 강한 색으로 화면을 나누고 명암 단계를 줄여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얻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만화는 대부분 흑백이라 참고할 것이 없어서 화면 구성이 인상적이었던 영화를 주로 참고했습니다. 특히 쿠엔틴 타란티노의 《Kill Bill》에서 유혈이 낭자하던 장면과 나카노 히로유키의 《Samurai Fiction》에서 보여준 강렬한 색감을 기준으로 작업했습니다. 다행히 중반 이후로는 여러 외국 그래픽 노블을 자료로 얻게 되어 많이 참고했습니다.
앞서 잡은 대략의 구성을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분류한 뒤 상황에 맞는 색감을 잡았습니다. 14 페이지는 격투가가 강한 충격을 받는 장면이기 때문에, 앞뒤의 흐름과 관계 없이 갑작스러운 색을 사용하여 읽는 사람도 비슷한 인상을 느끼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색이 떠오르지 않아 결정이 힘들었고, 15, 16 페이지의 색도 갈피를 잡지 못 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이야기의 흐름상 초반에는 낮, 이후로는 한밤 중이어서, 1-3 페이지는 난색, 4-8 페이지는 한색 계열로 쉽게 정했습니다. 9-11 페이지는 전투 장면이기 때문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Kill Bill》과 《Samurai Fiction》의 색감을 참고해 강한 붉은 색을 위주로 작업했습니다. 작업이 중반을 넘어가서야 14 페이지 이후의 색도 모두 정했습니다.
작업 일정이 촉박하여 세세한 작업과정이 남아있진 않기에 바로 채색이 완성된 상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채색 단계에서의 소요 시간이 엄청났습니다. 이전 단계에서 불확실했던 부분을 모두 다듬거나 추가하느라 단순히 그리는 시간 뿐 아니라 고민에 필요한 시간 역시 많았습니다. 수쥬가 배경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건축양식은 티벳 문화권에 기초했습니다. 스승의 복식도 당연히 티벳 승려의 복식을 참고했으나, 설정상 소림사의 느낌이 강해 문하생들의 복장과 일부 건물은 중국식으로 표현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장면의 해태상이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스토리보드 단계에서부터 어떻게 진행시켰는지 다시 한 번 정리하겠습니다.
7 페이지의 전체를 조망하는 컷과 12 페이지의 소강 상태를 그린 컷은 위에서 바라본 시점이라 구도를 잡는 데에 꽤 애를 먹었습니다. 색감 때문에 가장 고민이 많았던 것은 2, 9, 14, 15 페이지로, 2, 9, 15 페이지는 전체적인 색감은 쉽게 잡은 뒤에 명암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색이 나오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특히 14 페이지는 어떤 색감으로 작업할 지에 대해 감조차 오지 않아서 막바지까지 꽤 고생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나머지 페이지에서 전혀 쓰이지 않았던 초록색을 활용하여 마음에 드는 색을 그렸습니다.
대부분 페이지 순서대로 작업했지만 잘 그려지지 않았던 9, 13 페이지는 꽤 늦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특히 13 페이지는 후반부까지 구도조차 잡지 못 한 상태였기 때문에 시간을 아끼기 위해 다른 페이지를 작업하는 동안 다른 분이 대략적인 구도를 잡아줬습니다.
이렇게 그리는 과정을 모두 마치고, 마지막으로 대사를 넣은 뒤 전체 작업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대사를 넣는 것 역시 익숙치 않아 오히려 넣기 전보다 안 좋아진 페이지도 꽤 있습니다. 11 페이지의 대사도 위치나 크기가 어색하고, 특히 14 페이지는 거울이 깨진 느낌에 맞춰 각각의 유리 파편에 맞게 글씨를 왜곡하여 넣을 생각이었으나 작업시간의 부족으로 의도를 충분히 살리지 못 했습니다. 반대로 10 페이지의 효과음은 의도대도 잘 들어가서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그 외에도, 마냥 평범한 것보다 패러디 요소를 넣어 더욱 재밌게 볼 수 있게 되길 바래서 여러 유명 인물을 등장시켰습니다. 스티븐 시걸, 척 노리스, 브루스 윌리스 등을 그렸으니 직접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이야기를 정해진 분량 안에 압축해서 잘 보여드려야 하는데 아무래도 만화에 익숙치 못 하다 보니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은 만화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작업한 만큼 보시는 분들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작업을 하며 요령이 생긴 만큼 다음 만화에서는 더 좋은 결과물을 보이겠습니다.
이번 프롤로그도 다른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김태집님이 이야기와 설정을 맡아주셨습니다. 스토리보드는 웹툰으로 유명한 onesound님이 그려주셔서 작업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번 글은 그리는 방법에 대한 소개보다는 어떻게 프롤로그가 제작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서술하겠습니다.
가장 첫 번째 단계로 김태집님이 프롤로그의 이야기를 아래와 같이 써주셨습니다.
수쥬의 어느 도장, 방어 훈련에 게으른 격투가가 잠든 어느날 밤 적이 공격해온다. 도장의 모두가 나서 방어진법을 펼쳐 막으려 했으나 혈기를 참지 못 한 격투가는 적들 사이로 뛰쳐나간다. 격투가는 닥치는 대로 적을 때려 눕혀 전투를 마무리지었으나 뛰쳐나간 빈 자리 때문에 진법이 무너졌고, 많이 동료들이 다쳤다. 이로 인해 격투가는 동료들의 비난을 받게 되고, 새로운 세상을 찾아 도장을 떠난다.
짧은 글이지만 만화로 그릴 경우 표현해야 할 내용이 많아 분량 조절이 관건이었습니다. 분량 문제는 태집님도 충분히 인지하고 계셨기 때문에 내용을 최대한 간결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조절하며 다듬어주셨습니다. 세세한 전개가 잡힌 뒤 onesound님이 본격적으로 스토리보드를 그려주셨습니다.onesound님의 스토리보드는 완성되어야 하는 결과물의 방향과는 다르게 그림체가 굉장히 귀엽고 각 장면의 세세한 묘사도 전혀 없지만, 화면의 구성이나 연출이 모두 담겨있기 때문에 작업에 엄청난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하여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림만 많이 그렸을 뿐, 만화는 완전히 초보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엄청났습니다. 한 달 반 안에 완성시켜야 했는데, 작업량이 엄청나고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매우 촉박했습니다. 게다가 작업 일정 중간에 전사 워크샵이 예정되어 있어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핑계로 다른 프롤로그에 비해 떨어지는 질을 보여줄 수는 없었으므로 어쩔 수 없이 폭풍야근과 주말근무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onesound님의 스토리보드를 구체화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각 컷마다 시점이나 묘사 방식, 구도 등을 고려하며 구체화시켰습니다. 다수의 인물을 하나의 시점 안에 정리해야 하는 것 자체가 보통의 일러스트에 비해 어렵고, 시점이나 자세도 일반적인 홍보용 일러스트에서 쓰이지 않는 특이한 것이 많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더욱 진행이 더뎠습니다.
전체 페이지수는 16개로 확정되었고, 세부적인 구성에 있어서는 onesound님의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여러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채색 만화의 제작이 전통적인 흑백 만화와 가장 다른 점은 바로 채색 그 자체이기에, 아름다운 색감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만화가 더욱 어려운 것은 일반적인 그림과 달리 전후 상황이 주어진다는 점입니다. 컷마다 보여져야 하는 상황이 있고 페이지 안에서의 앞뒤 연결이 자연스러워야 하기 때문에, 컷 하나의 구성을 위해 임의의 색을 사용하면 흐름이 깨질 수 있습니다. 각 컷에 필요한 색이 전체적인 흐름과 맞지 않다면 색감과 흐름 중 한 가지를 희생해야 합니다. 게다가 각 컷이 모여 이루는 한 페이지 안에서의 레이아웃과, 페이지 전체가 주는 인상, 각 페이지들 사이의 흐름도 신경 써야 합니다. 이 때문에 제가 의도하는 색감을 얻기 위해서는 스토리보드 단계에서부터 전체적인 색감과 화면 연출을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도했던 색감과 표현 방식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던파 일러스트와 같되 조금 더 강한 색으로 화면을 나누고 명암 단계를 줄여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얻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만화는 대부분 흑백이라 참고할 것이 없어서 화면 구성이 인상적이었던 영화를 주로 참고했습니다. 특히 쿠엔틴 타란티노의 《Kill Bill》에서 유혈이 낭자하던 장면과 나카노 히로유키의 《Samurai Fiction》에서 보여준 강렬한 색감을 기준으로 작업했습니다. 다행히 중반 이후로는 여러 외국 그래픽 노블을 자료로 얻게 되어 많이 참고했습니다.
앞서 잡은 대략의 구성을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분류한 뒤 상황에 맞는 색감을 잡았습니다. 14 페이지는 격투가가 강한 충격을 받는 장면이기 때문에, 앞뒤의 흐름과 관계 없이 갑작스러운 색을 사용하여 읽는 사람도 비슷한 인상을 느끼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색이 떠오르지 않아 결정이 힘들었고, 15, 16 페이지의 색도 갈피를 잡지 못 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이야기의 흐름상 초반에는 낮, 이후로는 한밤 중이어서, 1-3 페이지는 난색, 4-8 페이지는 한색 계열로 쉽게 정했습니다. 9-11 페이지는 전투 장면이기 때문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Kill Bill》과 《Samurai Fiction》의 색감을 참고해 강한 붉은 색을 위주로 작업했습니다. 작업이 중반을 넘어가서야 14 페이지 이후의 색도 모두 정했습니다.
작업 일정이 촉박하여 세세한 작업과정이 남아있진 않기에 바로 채색이 완성된 상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채색 단계에서의 소요 시간이 엄청났습니다. 이전 단계에서 불확실했던 부분을 모두 다듬거나 추가하느라 단순히 그리는 시간 뿐 아니라 고민에 필요한 시간 역시 많았습니다. 수쥬가 배경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건축양식은 티벳 문화권에 기초했습니다. 스승의 복식도 당연히 티벳 승려의 복식을 참고했으나, 설정상 소림사의 느낌이 강해 문하생들의 복장과 일부 건물은 중국식으로 표현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장면의 해태상이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스토리보드 단계에서부터 어떻게 진행시켰는지 다시 한 번 정리하겠습니다.
7 페이지의 전체를 조망하는 컷과 12 페이지의 소강 상태를 그린 컷은 위에서 바라본 시점이라 구도를 잡는 데에 꽤 애를 먹었습니다. 색감 때문에 가장 고민이 많았던 것은 2, 9, 14, 15 페이지로, 2, 9, 15 페이지는 전체적인 색감은 쉽게 잡은 뒤에 명암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색이 나오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특히 14 페이지는 어떤 색감으로 작업할 지에 대해 감조차 오지 않아서 막바지까지 꽤 고생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나머지 페이지에서 전혀 쓰이지 않았던 초록색을 활용하여 마음에 드는 색을 그렸습니다.
대부분 페이지 순서대로 작업했지만 잘 그려지지 않았던 9, 13 페이지는 꽤 늦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특히 13 페이지는 후반부까지 구도조차 잡지 못 한 상태였기 때문에 시간을 아끼기 위해 다른 페이지를 작업하는 동안 다른 분이 대략적인 구도를 잡아줬습니다.
이렇게 그리는 과정을 모두 마치고, 마지막으로 대사를 넣은 뒤 전체 작업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대사를 넣는 것 역시 익숙치 않아 오히려 넣기 전보다 안 좋아진 페이지도 꽤 있습니다. 11 페이지의 대사도 위치나 크기가 어색하고, 특히 14 페이지는 거울이 깨진 느낌에 맞춰 각각의 유리 파편에 맞게 글씨를 왜곡하여 넣을 생각이었으나 작업시간의 부족으로 의도를 충분히 살리지 못 했습니다. 반대로 10 페이지의 효과음은 의도대도 잘 들어가서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그 외에도, 마냥 평범한 것보다 패러디 요소를 넣어 더욱 재밌게 볼 수 있게 되길 바래서 여러 유명 인물을 등장시켰습니다. 스티븐 시걸, 척 노리스, 브루스 윌리스 등을 그렸으니 직접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이야기를 정해진 분량 안에 압축해서 잘 보여드려야 하는데 아무래도 만화에 익숙치 못 하다 보니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은 만화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작업한 만큼 보시는 분들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작업을 하며 요령이 생긴 만큼 다음 만화에서는 더 좋은 결과물을 보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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